2011년 마지막을 장식하는 드라마로 <뿌리깊은 나무>를 전회 시청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앞부분도 <공주의 남자>때문에 보는 게 늦어졌는데 끝부분도 보는 게 늦어진 묘한 드리마입니다.
여지껏 2회분량을 엮어서 리뷰를 했는데 너무 힘들어서 전부 시청해서 리뷰 한편으로 올리고자 리뷰만 많이 늦었습니다.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는 <바람의 화원>으로 유명한 이정명 작가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입니다.
하지만 드라마는 원작 소설과는 이야기 전개가 다르다고 합니다.
저도 아직 원작 소설을 다 읽지 못하고 앞부분만 조금 읽었는데 장성수의 죽음으로 시작되는 소설과 달리
드라마는 허담 학사의 죽음부터 시작됩니다.
<뿌리깊은 나무>는 세종이 그렇게 훈민정음을 창제하는 과정에서 집현전 학사들이 의문의 죽음을 당하는 사건으로
이야기를 진행해 나갑니다.
세종 이도가 거하는 경복궁내 집현전에 숙직을 서던 학사 허담이 시신을 발견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왕이 거하는 궁에서 발생한 사건이라 모두들 사건에 대해서 입을 다물게 하고 은밀하게 조사를 진행하게 합니다.
이때, 김종서의 천거로 새로 겸사복이 된 "강채윤"이 집현전을 조사하다가 그만 내금위에게 딱 걸립니다.
강채윤은 학사 허담과 북방의 무관 고인설을 죽인 자가 동일인물이라는 주장을 합니다.
강채윤은 범인이 무관 고인설에게서 학사 허담에게 전해진 의문의 꾸러미때문에 두사람을 죽였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세종 이도는 공식적으로 강채윤을 학사 허담 사건을 수사하도록 명령을 내립니다.
그러자 강채윤은 자신이 사건을 해결하면 어사주를 받고 싶다는 소망을 말합니다.
강채윤이 그런 소망을 말하는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강채윤은 한직골 세종 이도의 장인인 심온 대감댁의 노비 "똘복이"었습니다.
그에게는 지능이 모자란 석삼이라는 아버지가 있었는데 모자란 탓에 툭하면 남들에게 놀림감이 되곤 했습니다.
똘복이에게는 그것이 가장 참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되든 안되든 무조건 아버지를 놀린 자들을 혼내주곤 했습니다.
하지만 외척세력을 견재하려는 태종 이방원에 의해 심온 대감은 역적으로 처형되고 노비들마저 죽음을 당합니다.
오직 똘복이만 의금부 옥사에서 탈옥해서 세종 이도의 도움으로 무사히 살아남지만 그 사실을 알지 못한 똘복이는
아버지와 가족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의 죽음에 왕의 명령이 있었다는 걸 알고는 깊은 원한을 갖게 됩니다.
똘복이는 그렇게 먼 북방까지 흘러들어가 여진족들과 싸우는 병사가 되고 김종서 장군의 눈에 들고
"강채윤"이라는 이름까지 얻어 궁에서 일하는 겸사복까지 되었습니다. 오직 왕에게 복수하겠다는 일념으로 말입니다.
세종 이도는 왕자였던 충녕대군 시절 아버지 태종 이방원에 의해 죽은 정도전의 조카 정기준과 강렬한 만남을 가진 뒤로
그의 과거 답안지를 몰래 간직하며 아버지의 정치 이념에 대해 혼란스러워 합니다.
허울뿐인 왕의 자리에 앉아서도 그는 아버지에게 번번히 대항하지 못한 채 그저 모든 걸 망연히 지켜볼 뿐입니다.
그저 마방진을 풀며 아버지의 행동을 이해하려 애쓸 뿐입니다.
그는 세삼 정기준이 자신에게 했던 "넌 아무것도 할 수 없어."라는 말을 곱씹어 봅니다.
그의 말대로 왕이 되어서도 그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아니 무얼 하려고 해도 뜻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심온의 사건으로 "똘복이"를 만난 뒤로 그는 자신이 가야 할 길을, 자신이 펼칠 정치를 깨닫고는
태종 이방원과는 다른 문(文)의 길을 걸어갑니다.
하지만 그 길을 함께 가기를 희망했던 정기준과는 정기준의 아버지, 정도광의 죽음으로 영영 만나지 못한 채
그와는 함께 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이도는 그 대신 "집현전"이라는 자신의 세력을 만드는데 성공합니다.
이도에게서 사건의 수사를 맡은 강채윤은 북방에서 함께 했던 "초탁"과 궁에서 만난 "박포"와 함께 수사를 합니다.
하지만 이도는 범인에 대한 윤곽을 잡기 위해 강채윤을 미끼로 사용하고 정작 중요한 수사는 내금위장 무휼에게 맡깁니다.
사건은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또다른 집현전 학사 "윤필"이 의심스러운 행동을 보이다가
정체모를 가면의 사나이에게 납치당해 주자소에서 불타 죽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이에 강채윤은 주자소에서 목격한 나인 "소이"를 심문하여 범인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얻어냅니다.
나인 "소이"는 어린 시절에 무서운 사건을 겪어 그 충격으로 말을 못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한번 보면 뭐든지 암기하고 잊어버리지 않는 특이한 능력으로 광평대군의 나인으로 세종의 신임을 얻고 있습니다.
강채윤은 사건을 파헤치다가 나인 "소이"가 죽은 집현전 학사들과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눈치챕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 내금위장 무휼에게 정체가 탄로나고 이도도 강채윤의 정체를 알게 됩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나인 소이는 그 옛날 똘복이와 어린시절 정답게 지낸 심온 대감의 노비 "담이"였습니다.
한편, 학사 윤필이 남긴 전언을 통해 이도는 학사들의 죽음에 비밀 조직 "밀본"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냅니다.
밀본은 죽은 정도전이 왕의 세력을 견재하기 위해 만든 사대부, 선비들의 비밀 조직입니다.
정도전에 이어 그의 동생 정도광, 그리고 정도광의 아들 정기준에게로 그 비밀 조직은 은밀하게 유지되었습니다.
그리고는 세종 이도에게는 가장 중요한 이 시기에 집현전 학사들을 죽이며 그 존재를 드러냅니다.
지금 세종 이도는 자신의 치세 중에서 가장 위대한 업적이 될 새로운 글자의 창제에 몰두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집현전 학사들에게 은밀하게 이와 관련된 명령을 내려 여러나라의 글자를 수집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그 일에 동원된 집현전 학사들도 자신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아는 자는 극히 드물었습니다.
"성삼문"은 "박팽년"과 집현전 학사들이 자신들도 모르게 이도의 글자 창제 작업에 관여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는 박팽년과 성삼문은 이도가 만드는 글자를 검증하는 판관으로 더욱더 깊숙이 관여하게 됩니다.
집현전 학사 살인 사건은 점점 밀본에게 수사망이 좁혀지고 드디어 백정 "가리온"으로 자신의 정체를 숨겼던
정기준은 본격적으로 밀본의 본원으로 모습을 드러냅니다.
이도는 자신에게 위험이 될 것을 뻔히 알면서도 강채윤에게 밀본의 존재를 밝히고 수사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이에 강채윤은 밀본지서를 가지고 그들을 잡을 미끼를 던집니다.
그런데 이 미끼에 걸려든 건 밀본만이 아닙니다. 바로 "담이"였던 나인 "소이"도 함께 엮입니다.
그리고 두 사람은 극적인 상봉을 하게 되고 마음의 짐을 덜게 된 소이는 드디어 말문을 열게 됩니다.
강채윤은 그동안 세종 이도를 죽여 아버지의 복수를 하는데 인생을 걸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진실을 알게 된 강채윤은 혼란스러워 하다가 소이와 광평대군의 노력으로 이도의 힘이 되기로 합니다.
이제 강채윤에게는 또다른 소망이 생겼습니다. 소이와 남은 생을 함께 하고 싶다는 새로운 소망이.
밀본에 의해 새로운 글자 창제 사실이 발각되자 이도는 오히려 이를 역이용하여 글자 반포를 선언합니다.
당연히 사대주의에 젖어 있는 유학자, 사대부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힙니다.
그 중에서 가장 극렬하게 반대하는 사람은 그 유명한 "최만리"입니다.
새로운 글자를 우습게 여기던 밀본은 오히려 글자 반포를 이용하여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기로 합니다.
하지만 글자의 정체를 알게 된 정기준은 이 글자가 아주 위험한 글자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막기로 결심합니다.
그리고 정기준은 이도 앞에서 정체가 발각되면서 독대 형식으로 새로운 글자에 대해 토론하게 됩니다.
정기준은 이도가 말한 새로운 글자로 성리학이 널리 퍼지는 일로 새로운 고심을 하게 되고
이도는 정기준이 말한 백성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새로 생각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도가 새로운 글자로 성리학이 아닌 불교 경전을 만들려고 하자 정기준은 극도의 방법을 선택합니다.
정기준은 광평대군을 사살함으로써 허점을 노리지만 강채윤에게 위로를 받은 이도는 글자 반포에 박차를 가합니다.
이도는 궁 안에서 신료들을 설득하여 반포하는데 온 힘을 기울이고
글자 창제를 돕던 소이를 비롯한 나인들은 궁 밖에서 글자를 유포하는데 온 힘을 기울입니다.
하지만 밀본의 방해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도의 의도를 눈치챈 정기준은 모든 노력을 기울여 그 모든 일들을 막아냅니다.
그러나 그의 노력은 새로운 글자를 반포하여 널리 쓰이게 하겠다는 이도의 의지를 꺾지 못합니다.
그리하여 소이는 자신의 목숨을 걸고 작성한 훈민정음의 제자해를 가지고 무사히 반포식을 마칩니다.
그러나 이도는 이 반포식으로 소중한 이들을 많이 잃었습니다.
나인 소이, 겸사복 강채윤, 내금위장 무휼...그들은 이도가 가는 길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내던졌습니다.
그것이 그들이 선택한 그들의 길이었기 때문입니다.
<뿌리깊은 나무>는 세종대왕의 훈민정음 창제라는 역사적 사건을 가지고 작가 이정명이 만든 또하나의 이야기입니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정기준, 무휼, 강채윤, 소이는 허구의 인물입니다.
그리고 드라마에서는 "자신의 길"이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누구나 자기 인생의 길은 외로이 걸어가야만 합니다. 때로는 흔들리고 주저앉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세종 이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자신이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갈피를 못 잡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자신이 선택한 길이 결코 평탄한 길도 아니고 스스로도 평탄하게 가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또한 자신이 아끼는 신하들의 죽음이 자신의 책임이라며 자신의 길을 괴로워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도는 똘복이, 강채윤을 통해 자신의 길을 극명하게 바라봅니다.
강채윤이 자신의 길을 가듯이 그도 왕이라는 자신의 길을 가기로 합니다.
무사 무휼 또한 자신이 선택한 자신의 길을, 정기준 또한 자신이 선택한 자신의 길을 각자 걸어갑니다.
하지만 그 길이 올바른 길이라고만 할 수도 없습니다. 그 길 끝에 성공이 있다고도 할 수 없습니다.
누구는 그 길을 걷는데 실패하고 누구는 성공하고 누구는 새로운 길을 찾아 다시 걷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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